이장석 프로야구 영구 퇴출 무엇이 문제인가 ② 영구퇴출이 그에게만 내려졌다

2024. 6. 28. 12:35스포츠로(Law)/거버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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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형사재판 2심 판결과 함께 KBO에게서 영구실격 제재를 받은 키움히어로즈 운영법인 (주)서울히어로즈 전 대표이사 이장석(이하 '이장석')은 프로야구계에서 퇴출당한 신세다. KBO가 제재를 풀지 않는 이상 프로야구계에 복귀할 수 없고 여론도 그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그런데 필자는 직업적 가치관에서 그에 대한 제재의 법적 문제를 검토하려고 한다. 스포츠단체법 측면에서 중요한 이슈가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그가 다른 구단의 경우와 달리 형사 판결 관련해서 유일하게 영구퇴출 당한 사정을 들여다본다.

1편에서도 언급했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8. 2. 6. 이장석에 대해 '프로야구 업무관련 직무정지'를 내린다. 2018. 2. 2.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이장석에게 징역 4년의 유죄 판결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시키자 "경기 외적인 행위와 관련하여 리그의 품위를 손상시켰다"는 사유로 KBO규약 제152조 제5항을 근거로 제재를 내린 것이다. 바로 그날 이장석도 서울히어로즈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

직무정지는 일종의 임시징계인 셈인데, KBO총재는 형사 1심 유죄판결로 이장석의 공소사실이 경기 외적인 행위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라고 판단하여 형사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직무를 정지시키고자 하는 의도에서 그와 같은 처분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KBO규약은 '구단 임직원'이라고 규정해 그 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이장석은 구단 임직원이라고 볼 수 없어 직무정지 대상자가 될 수 있느냐의 논란도 제기될 수 있지만 KBO 직무정지 처분 이후에 대표이사 사임하였다면 문제는 아닐 수도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의 제재에서 드러난다. KBO총재는 2018. 7. 3. 히어로즈 구단 임직원이 아닌 이장석에 대해 '무기 실격'의 제재를 내린다. 사유는 2009년도~2018년도 8개 구단과의 12건 현금 포함 선수 트레이드 계약 신고와 관련해 현금 포함 부분을 누락했다는 것이다. KBS가 2018. 5. 28.경 보도한 히어로즈 구단 이적 현금 트레이드 미신고 의혹 보도(아래 영상)에 KBO는 발빠르게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히어로즈 구단의 현금 트레이드 건을 조사한다. 히어로즈는 KBS 뉴스 보도가 나간 그날 KBO에 현금 트레이드 22건을 자진 신고한다.

https://youtu.be/tGEeZeqSo6Q

현금 트레이드 미신고 다른 구단 조사나 임직원 제재 없었다

KBO 특별조사위원회는 2018. 6.의 3일간 조사를 통해서 당초에 현금 부분이 미신고된 사실을 확인하면서 관련 회계자료 및 트레이드 현금 사용처를 확인한 결과 회계상 세금계산서 발행 등 법인 간 정상적인 거래로 진행이 되었고 트레이드 현금은 모두 구단 운영자금으로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런데 KBO 상벌위원회는 2018. 6. 28. 회의를 열고 이장석에게는 무기 실격, 구단에게는 제재금 5,000만 원 제재 의결을 하고 KBO총재는 2018. 7. 3. 그와 같은 제재를 결정하고 이장석과 구단에 통보한다. 당시 KBO규약상 현금 트레이드 신고 사항으로 현금 부분이 없었고 현금 부분 누락에 대해서 제재를 내릴 근거 조항이 없었는데 KBO 총재는 포괄적 제재 조항인 KBO규약 부칙 제1조를 근거조항으로 삼았다.

KBO는 이장석과 구단에 제재를 내리고 나서 2018. 10 26. KBO규약을 개정하여 '이면 양수도계약의 금지'조항(제88조의 2)을 신설한다. 위 신설 조항 시행 이후에는 구단은 선수계약 양수도의 대가로 금전 등 경제적 이익이 수수되는 경우 양수도계약서에 기재하고 이를 위반시 위 신설 조항을 근거로 양수도계약 무효 또는 제재금 부과 제재를 받게 되었다. 
여기서 이장석에 대한 제재의 차별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구단 임직원이 아닌 그에게 제재를 내리는 것이 맞느냐는 논란은 차치하고, 그 이전에도 히어로즈 구단 재창단 이후 구단이 운영자금 조성 관련해 현금 트레이드를 하였고 이는 잘 알려진 사실이었는데 KBO가 현금 트레이드 미신고를 이유로 조사를 하거나 제재를 내린 적은 없었다. 다른 구단 간 현금 트레이드, 외국선수 계약에서도 현금 트레이드는 공공연한 사실이었는데 이를 KBO가 조사한 적도 없었다. 

그런데 KBO총재는 히어로즈와 현금 트레이드를 한 상대 구단들에 대해서 제재금을 부과하였지만 구단 임직원에게 어떠한 제재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차별이 사실이라면 KBO가 이장석에게만 무기 실격이라는 사실상 퇴출이라는 제재를 내린 합리적 이유를 무엇으로 찾을 수 있을까?

형사 유죄 판결 다른 구단주 임원 제재 내린 적 있었나

KBO총재가 2018. 11. 16.경 이장석에 대해서 '영구실격'의 프로야구계 퇴출을 결정한 사안에서도 차별 문제점이 제기될 수 있다. 2018. 9. 19. 서울고등법원 항소심에서 이장석은 사기의 점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되나 횡령 및 배임 혐의가 인정돼 징역3년6개월형이 선고된다. 그러자 KBO는 2018. 10. 12. 상벌위원회를 열고 영구실격 의결을 하고 KBO총재는 2018. 11. 16. 이장석에 대한 영구실격 제재를 결정하고 이장석에게 통보한다. 제재의 근거조항은 총재의 포괄적 제재조항인 규약 부칙 제1조였다.

KBO 2018. 11. 16.자 이장석 영구실격 보도자료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지'라는 가치관에 따르면 횡령 및 배임 유죄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사실심인 항소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이상 제재를 내릴 수 있다는 주장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비슷한 죄를 지었는데 누구는 벌을 받지 않고 누구만 벌을 받는다면 차별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이장석은 1심과 항소심 도중에 횡령과 배임 공소사실 관련한 히어로즈 피해 금액을 변제하였다. 이장석 측은 재판에서 사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고, 제3자에게 주점 인수명목으로 2억 원을 대여해 준 사실은 있으나 채권확보조치를 다하였다는 등을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히어로즈 정관이나 내부 규정에 회계 및 임직원 복리후생에 관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고 홍 모씨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회사를 위하여 사용하고 횡령 금액을 회사에 반환하고 나머지 부외자금 상당 금액을 피해 회복을 위하여 법원에 공탁한 점은 인정되나 이장석에게 경제적 이익이 돌아간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고 이장석을 포함한 피고인들이 대여금에 대하여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횡령 및 배임의 법리에 의해 유죄를 인정하였다.

그런데 다른 구단의 구단주나 구단 운영법인의 대표이사 등 임원이 구단 회계나 구단 운영법인의 모기업 운영 관련 범죄로 형사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들이 있었는데, 여기서 굳이 그 관련 사실을 밝힐 필요는 없어 자세히 언급하지 않지만, KBO가 그 관련자들에 대해서 KBO규약에 근거하여 일정한 제재를 내렸다는 뉴스를 접한 기억이 없다. 

다른 구단의 구단주나 임원의 그러한 형사 유죄 판결은 KBO규약상 적어도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로 규약상 직무정지 처분을 받고 무거운 제재를 받아야 할 사유다. 그런데 KBO가 그들에 대해서 직무정지를 내리거나 제재를 결정하여 통보한 사례가 기억나지 않는다. 만약 KBO가 이장석에게 적용한 제재 사유와 제제 조항에 의해서 그들에게 제재를 내리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 명백한 차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한 차별이 불합리하지 않다고 볼 이유나 사정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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